환자인 아버지를 버리려니 동생이 절 원망해요.
컨텐츠 정보
- 323 조회
-
목록
본문
안녕하세요. 방탈 죄송합니다.
의견을 많이 듣고 싶어 화력이 센 곳에 씁니다.
저희 부모님은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제가 5살때 이혼하셨어요...
엄마는 떠났고 아버지는 오빠, 저, 여동생을
친척집, 또는 아는 사람한테 맡기다가 1년 후엔가는 결국 고아원에 맡겼습니다.
당시 고아원 생활은 무척 힘들었습니다.
항상 배가 고팠고 어린 나이라 좀 봐주긴 했지만
맞을까 언제나 눈치보고 통제되는 감옥같은 생활이었죠. 당시엔 시대가 그래서 성폭력도 흔했습니다.
저도 7살인가 어린 나이지만 차량 운전사에게 몹쓸 짓을 당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가장 힘든건 학교생활이었습니다.
어딜 가든 고아원 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어요... 아이들은 절 놀렸고 주눅이 들어있던 저는 애들이
마구 꼬집고 놀려도 별 대응도 못했어요.
저는 별볼일 없는 고아원 아이니까요.
무시하는 게 왠지 당연한 것 같았고 아무도 절 도와주질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초등 3년이 되던 해, 부모님이 재결합 하면서 고아원에 맡겨진 저희 남매를 찾아오면서 가족은 다시 함께 살게 되었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여전히 계속 싸웠고..
아버지는 화가 나면 집기를 부수고 술을 매일먹고.. 도박, 경마를 하며 월급을 탕진했습니다.. 어머니는 생활비가 모자라 언제나 부업을 하셨구요.
저는 무책임한, 폭력적이며 권위적인 아버지가 너무 싫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어머니에게 정을 붙일 수도 없었던게.. 괄괄한 성격의 어머니 역시 아들인 오빠가 가장 우선이었고(예: 오빠한테 맞아 코피를 흘렸지만 왜 그러니 잔소리만 하고 끝)
뭐든 잘하고 성격이 명랑한 동생은 눈치도 빠르고 정이 많은 편이라 엄마, 아빠가 다 좋아라 했어요.
참고로 오빠와 저는 고아원에서 학교를 다니며
어두운 시간을 보냈지만 동생은 어려서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아 그런가 유일하게 성격이 밝은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엄마 아빠는 장녀이자 가운데이며
내성적인 저를 집안일 시킬때나 가장 먼저 찾지,
은근 무시하는 분위기가 어릴 때부터 있어
저는 자연스럽게 소외되었고 가족에게 정이 가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중학교 사춘기가 되자 저는 방황하기 시작했어요.. 아빠, 오빠의 불합리한 행태에 반항하다 자주 맞기도 하고 싸웠습니다.
불량 청소년까지는 아니었지만 홧김에 가출도 해 학교 정학까지 받을 뻔 했구요. 나중에 다시 정신 차리긴 했어요.
아무튼 그렇게 가족과의 불화 가운데 고등학생이
되던 해 부모님은 두번째 이혼을 합니다...
그때 각자 누구랑 살건지 정하라고 하길래
저는 둘 다 싫었지만 그래도 각종 부업까지
하며 생계를 책임지려 애썼던 어머니를 선택했어요.. 아버지는 돈이 없으면 학교에 가지말라고 했거든요.
물론 오빠도 엄마를 선택했구요.
그런데 여동생은 의외로 아버지를 선택하더군요.
혼자 남겨질 아버지가 불쌍하다구요.
그리고 한 2-3년간은 각자 따로 살았어요.
눈치빠르고 다감한 동생 덕분인지
아니면 유일한 의지처라 생각해서인지 아버지는
동생과 꽤 사이좋게 지내는 것 같았습니다.
이후 동생은 대학을 가게 되었는데 대학이 저와
엄마가 살던 지역에서 가까워서 이후에는 여러 이유로 동생이 저희와 합류해 함께 살았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같이 살면서도 우리에게 척을 두며
아빠를 많이 생각하더군요. 아빠와 둘이 있을 때
엄마가 한번도 찾지 않아 서운했다고 말하기도 하구요.
저희 엄마는 아빠라면 진저리가 나는데다
혼자 식당 나가 일하며 오빠와 저를 키워야 하는데
그럴 여유가 없었다 솔직히 말했구요..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
현재 지금 저희 남매는 중년의 성인입니다...
각자 가정을 꾸리고 있는데 오빠는 해외에 있고
아이들이 많이 아파 연락두절된지 오래며
동생네 가족도 해외에서 일을 합니다.
저는 결혼했지만 아이는 없어요.
문제는 한국에 유일하게 남은 제가 부모님 뒤치닥꺼리를 다 하게 된 것이에요..
사랑받았던 오빠나 동생이 아닌 가장 괄시받았던 제가 부모님 둘 다 케어를 하자니 속이 썩어 문드러질 때가 많습니다..
일단 아버지는 동생이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서부터 일찍 생활비를 대주기 시작했는데 그래서 가뜩이나 게으른 사람이 집에 박혀 술만 마시다 폐인이 된 것 같아요..
결국 간경화로 쓰러져 60세 갓 넘은 나이에 요양병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아버지가 혐오스러운데 아버지로 인해 이성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교정하느라 어렵기도 했고..
무엇보다 초5년 때인가 가슴이 막 나오기 시작한 때 옆구리가 아프다고 했더니 마사지 해주겠다며 옆구리 주무르다 가슴을 주물럭대던 게 잊혀지질 않습니다...
그 당시엔 제가 워낙 소심해서 뭐라 말 못했지만
지나고 보니 아버지란 인간은 쓰레기였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동생은 건드리지 않았을거에요.
동생은 기가 쎄서 가만 있는 성격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가족사가 있는 제가 동생의 빈자리를
대신해 건강이 안좋은 아버지를 데리고 요양병원 및 대학병원 응급실을 왔다갔다 하며 정신적으로 너무 힘이 들더군요..
아버지란 인간이 병원에서 잘 있는 것도 아니고
직원 및 간호사들과 싸우거나 욕하다 찍히고 규정 어겨서 쫒겨나고 다시 새로운 병원 알아봐야 하고..
이제 겨우 1년 반 정도 맡았는데 제발 죽기를 바라는 사람을 억지로 떠맡아야 하는 심정이 미치겠더군요.
그래도 지금까지 버틴 건 동생이 아버지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그나마 큰 애라 동생을 봐서 최소한만 하자고 생각해서였습니다...
근데 아버지 병 특성이 응급실을 자주 가야 하는 상황이라 그때마다 혼자 결정할 수 없어 동생에게 자주 전화했어요.
그냥 내맘대로 다 결정하고 싶어도 동생이 그걸 허락하지도 않아요. 그러다보니 다툼도 잦아지구요.
병원비도 점점 많이 깨지다 보니(경제적 원조는 동생이 전부 부담) 걔도 서서히 지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서로 통화할때 짜증도 많아지고..
아무튼 이번에 동생이 일주일간 휴가를 나왔어요... 아버지가 치과에 가야 해서 동생 스케줄 물어보고
월, 화 오전에 된다고 해서 그 시간에 예약되는 치과를 겨우 잡았는데 알려주고 알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한국 들어오기 전날 일요일에 왜 이렇게 시간을 일찍 잡았냐며 자기 잘 시간이 부족하다고 뭐라 하더라구요...
이미 제가 목요일에 다 말한건데 지금와서 바꿀 수 있냐는게 가능하지도 않지만 어이도 없고..
또 아버지가 대학병원을 동생이랑 같이 가길 원해서 예약 잡았는데 알고보니 간경화 전문의가 아니라 애초 동생이 된다는 날짜로 다시 잡았더니 짜증을 또 내더라구요.
그때 현타가 세게 왔습니다..
내 정신 피폐함 감내하고 아버지, 동생 도와주는 입장인데 둘다 나를 대하는 태도는 적반하장식이구나..
그래서 말했어요.
이제 아버지에게서 완전히 손을 뗄거라고.
아버지에게 성추행도 당했었다, 보고 있는것만도 혐오스럽다 보호자도 안할거라구 했구요.
그랬더니 미안하다 이해해달라 어쩌고 하는데 마음이 전혀 움직여지진 않더라구요...
진심처럼 느껴지지도 않고 제가 너무 지치기도 했구요..
나중에는 가족의 도리, 연을 끊고 살거냐 어쩌냐 하는걸 들으니 화가 나서 부모도 부모노릇 해야 부모지
X소리 하지말라고 했습니다.
동생은 저를 정말 이해 못하는 것 같긴 합니다.
하긴.. 보통의 사람은 자기가 경험한만큼만 이해하기 마련이니 못하겠지요..
동생도 저만큼 지쳤다는걸 알겠는데 그래도 제 입장에서는 평생 의절했고 최악의 경험만 안겨준 아버지를 돌봐드릴 필요가 전혀 없는데 ..
어떻게 하면 동생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게 할 수 있을까요?
걔는 부모가 태어나게 해줬으니 저도 최소한의 도리는 해야 한다고 하네요.
아까는 전화로 저더러 이기적이라고, 아이까지 딸린 자기를 배려 안한다, 황당하다, 처음부터 아예 도와주질 말던가 어쩌고 하니 저도 분노가 차오릅니다.
내용 봐서 동생에게 보내주고 읽게 하려고 합니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