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니다. 패배용사. 한번도 안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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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용사가 노예로 팔린다는 사상 초유의 이벤트성 경매에 마계의 노예 경매장에는  수 많은 마족들이 몰려들었다.

 

단상 위에서는 흑발의 제법 듬직해 보이는 남자 한명만이 족쇄를 찬 채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두렵지 않은걸까? 이제 노예가 되는 거잖아!"

"에이, 설마. 그냥 허세부리는 거겠지."

 

그 남자의 정체는 최근 사천왕과 싸우다 패배한 인간계의 용사.

 

허나 쇠사슬에 묶인 용사는 자신이 노예로 팔리기 직전이라는 절망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저 여유로운 표정을 지은 채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고고히 서있었다.

 

"비켜봐 이년아! 용사 안보이잖아!"

"너나 비켜 무식하게 덩치만 큰 년아!"

"말 다했냐?"

"악! 악!"

 

난리통도 이런 난리통도 없을 것이다.

 

허나 용사가 불안감을 느낄거라고 군중은 생각했지만, 용사 레닌은 생각이 좀 달랐다.

 

운이 좋군.

 

그 이유는 인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알 수 있었다.

 

죄다 미녀들 뿐.

 

각양각색의 미녀들이다. 피부색도 머리카락 색도 다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미인상에 인간 기준으로는 너무 시원해보이는 헐벗은 복장들.

 

뾰족한 귀와 호전성, 마나에 대한 강한 적성을 제외하고는 인간과는 별 다를 바가 없었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그 이유는 남녀성비에 있었다. 마족은 대부분이 여성체로 태어나는 여초사회.

 

따라서 그 수요를 감당하려면 일부다처제나 아니면 바깥에서 남자를 들여와서 해결을 해야하는 법.

 

그런데,  호전성도 높고 욕심이 많은 마족들이 한 남자를 공유한다? 저들끼리 캣이 아니고 타이거 파이트로 생사결을 할 터이다.

 

그렇기에 마족들은 중간계 침공을 하여 여자는 죽이고 남자는 겁탈하는 무서운 정조역전세계.

 

용사라고 해도 나도 외국인 노동자나 다를 바 없었다. 그래, 생각해보면 이세계에 불려왔다고 꼭 마왕 잡으라는 법은 없잖는가. 나도 남녀역전 맛좀 볼거다.

 

지금이 바로 내 가치를 끌어올릴 기회.

 

모두의 주목이 용사에게 쏠린 이 때, 용사 레닌은 본래 세계에서 쓰던 마법의 주문을 외쳤다.

 

"큿...! 이 몸의 순결을 빼앗기고 치욕을 당하느니, 차라리 날 죽여라...!"

 

경매장은 광란의 도가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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