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멸망의 시작점 -블라인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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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과 뿐 아니라 환자 생명을 직접 다루는 소위 모든 바이탈과가 이 사건으로 흔들리고 내부에서 무너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의료계 전체에 엄청나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이야. 솔까말 한국 바이탈은 이대 사건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아.

 

다들 잘 알겠지만 이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균에 오염된 주사제 맞고 미숙아가 4명인가 사망했지 ? 절대 있어서는 안될 비극이고 물론 개인적으로 정말 안타깝고 슬픈 사건이었어.

 

이런 사건은 반드시 원인 수사를 해서 책임자를 철저히 처벌하여 일벌백계 해야 하지. 당연해. 근데 그게 범인은 잡지 못하고 도의적 책임을 물어서 담당 교수와 전공의를 감빵에 보내는 것으로 수사를 끝냈어.  구속된 의사들은 1심에서 무죄 받긴 했지만 1년간을 감옥살이 해야 했고. 처음 부터 법리적으로 무죄 나올 것이 뻔한데도 여론이 나쁘다는 이유만으로 구속시킨거지.

 

이걸 좀 자세히 본다면 문제가 된 주사제는 지질수액이야. 콩기름으로 만들고 물에 녹게 처리해서 우유처럼 보여. 이게 아주 유용한 수액인 것이 기름으로 만들기 때문에 칼로리가 엄청나지. 사람이 먹지 못할 때 수액으로 칼로리를 공급해야 하는데 이거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해. 지질 주사로 기본 칼로리를 대충 맞추고 거기에 아미노산과 포도당 비타민 필수 미네랄을 적당히 섞어 주는 것이 공식이야. 지질 주사가 없으면 일단 기본 칼로리 부터 빵꾸나거든. 10퍼센트 포도당 주사라고 해 봐야 1리터 줘도 400칼로리 밖에 안되니까.

 

거기다 기름에만 녹는 약도 주사가 가능하게 하지. 흔히 수면 내시경할때 맞는 프로포폴도 기름에만 녹으니 여기다 녹여서 주사해. 우유주사라고 하지. 기타 여러 필수적인 약들을 주사 가능하게 해 주는 아주 고마운 수액이지.

 

이게 근데 문제가 있어.부패가 정말 정말 잘되지. 균이 조금이라도 들어가서 일정 시간 지나면 엄청나게 불어나고 그 수액 맞으면 그 즉시 패혈증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심심찮게 벌어져.

하여튼 목동에서는 어디에서인가 이 지질용액에 균이 들어갔고 그 균이 번식해서 폭증한 균이 신생아에게 주사된거지. 이거는 한방울이라도 들어가는 순간 사망이야.

 

그럼 핵심은 어느 시점에서 균이 들어가서 번식하게 되었나 그 과정을 누가 시행했냐 이것인데 사실 정확하게 밝히기는 쉽지 않겠지만

하여튼 가능성은

 

1. 제조와 유통과정에서 오염되었다 - 이거는 제조사와 유통사 책임
2. 수액 베이스에 여러 다른 약제들을 섞는 과정에서 균이 오염 되었다 - 믹스 작업 한 약사 책임
3. 믹스한 주사제 보관상의 문제 - 뚜껑 딴 지질수액은 반드시 냉장 보관 해야 함 - 약사 또는 간호사

 

결국 의사는 이런 약제를 다루는 라인과 전혀 관련이 없기 때문에 의사가 범인일 수가 없어. 그런데 책임을 지고 감옥에 간 것은 의사였지.

물론 검찰과 구속을 결정한 법원 영창 담당판사의 논리는 포괄적 지휘 책임이 있다 이거였는데, 이것이 말도 안되기 때문에 처음 부터 무죄가 나올 수 밖에 없었거든.

 

일단 제조 유통사는 당연히 지휘 책임이 없고 약사나 간호사도 담당 교수의 지휘 권한 밖에 있는 사람들이야. 약사나 간호사는 관련 전공을 했고 국가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고 고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전문가야.

 

거기다 병원 직제상 의사와 약사 간호사는 지휘 통제 체계가 전혀 달라. 의사가 속한 진료부는 원장이  아례 진료부장을 통해 지휘통제하고 간호부는 간호부장 또는 간호 부원장 아래 속하고 약사도 약사부장 아래 속해.

 

아무리 소아과 과장이라고 해도 신생아 중환자실에 속한 간호사 관리에 대해서는 전혀 권한이 없는거야. 모든 간호사들의 관리와 통제는 간호부장이나 간호부원장 권한이니까.

 

고로 지휘 통제 책임도 물을 수가 없는 것이지. 꼭 지휘 책임을 의사에게 물리려면 병원장을 구속시키던가. 병원장만이 약사와 간호사들을 지휘 할 수 있는 유일한 의사니까.

 

다시 말해서 당시 구속되어 1년간 감방에서 살아야 했던 담당 교수와 전공의는 본인이 잘못한 일이 전혀 없으면서 지휘 책임도 없었지만 아무튼 도의적 책임을 지고 감옥살이를 해야 했다는 소리야.

결국 결론은 사람 생명과 관련된 전공에 종사하는 의사는 내 잘못 전혀 없어도 환자가 잘못되면 구속되고 감옥에 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 거지.

 

감옥은 벌금이나 민사 손해 배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야. 1년이나 감옥에 있어야 한다 ? 이거는 진짜 아닌 거지. 물론 무죄는 나오긴 했지만 그 긴 재판 과정을 감옥에서 보낸 거야.

 

이게 전 의사 사회에 끼친 충격은 엄청난 것이었어. 국민들이 상상하는 그 이상이고 진짜 모든 의사들 특히 젊은 의사나 의대생들은 거의 예외 없이 장래를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지. 내가 아무리 사명감이 있다고 해도 내 잘못도 아닌 일로 감방까지 가는 거 각오 하고 사람 살리는 전공을 할 것인가 ? 이걸 예스라고 답할 의사는 거의 없지. 아니 있을 리가..

 

이게 또 충격인 것이 대상 의사들이 대학 신생아 중환자실 담당의였다는 거야.

 

거의 모든 의사들이 동의할건데, 의사들이 가장 존경내지 존중하고 한수 접어주는 전공이 바로 신생아 중환자실 의사야. 심지어 장담하는데 이국종 교수한테 물어 봐도 아마 십중팔구 비슷하게 대답할거야. 중증 외상 외과도 여기에 비해서는 양반일 정도야.

 

신생아 중환자실은 진짜 하루에 응급상황이 열번도 더 나는 곳이고 말 그대로 의료진을 갈아 으깨 넣어서 애들 살리는 곳이거든. 여기는 소아과 1-2년차도 못건드리고 전공의 3년차가 대개 담당의 하고 3년차로도 감당 안되는 상황이 수시로 터져 담당 교수가 하룻밤에 몇번씩 불려 나오기도 하거든.

 

이 험악한 곳을 돌리는 사람들이 신생아 전공 교수나 임상교수들인데 (정식 교수 발령 못받은 이름만교수들) 거의 대부분 병원에서 5분 거리 이내에 살어... 콜 받는 날은 외식도 안하고 집에서 전화기만 들고 대기하고.. 연애 친구 사교 쇼핑 하여튼 개인적인 모든 일을 포기한 노처녀들이 대부분이고.. 밖에서 받을 수 있는 월급 1/3도 못받으면서 미친 듯이 일만 하는 진짜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정말 존경스러운 누님들이 신생아들을 살리고 있는 거야.

 

근데 이 사람들을 구속 시킨 거야. 진짜 이건 진짜 아닌 거지. 이러면 안 되는 거야. 모든 의료계가 경악한 이유지.

하여튼 이 일 이후에 일파 만파로 소아과는 물론 중환자 봐야하는 전공을 선택하는 의사들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야.

 

일단 그럼 이 글에 댓글이 의사 수 늘리면 될거 아니냐고 또 관련 전공하는 조건으로 의대생 뽑으면 될거라는 분명히 줄줄이 달릴건데

통계와 실제는 달라. 그리고 소아과 의사 사실 그렇게 많이 필요 하지도 않으니 소아과 전공 조건으로 의대생 뽑을 이유도 없어.

 

그냥 애들 감기 걸리면 감기약 주고 배탈나면 약주고 영유아 검진하고 예방주사 주고 이 정도 할 수 있는 의사는 많아. 소아과 아니더라도 경험만 좀 있으면 얼마든지 다 해. 나는 내과 전공이지만 애들 키운 경험만으로도 소아과 환자 대부분 커버 할 수 있어.

 

진짜 필요한 소아과 의사는 미숙아 살리는 의사고 간질 발작으로 실려온 소아 환자 살리는 의사야.

 

내과도 사실 기본적인 내과 진료 하는 의사는 물론 당연히 필요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의사는 막힌 혈관 뚫고 막힌 담도 뚫고 피나는 위 식도 지혈하고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 돌리는 의사지. 내과 아무리 억지로 전공 시켜도 그냥 기본적인 내과 의사만 양성한다면 실질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거야.

 

외과쪽도 만찬가지야. 그냥 나 외과지만 수술은 맹장염이나 가끔 단순한 담낭 수술 정도 하고 유방 조직검사나 갑상선 수술 할거다. 물론 이런 의사들도 매우 필요해 없으면 안되지

 

하지만 진짜 중요한 외과 의사는 이국종 교수 같이 중증 외상 하거나 혈관 손 대거나 엉망진창인 환자 열 몇시간씩 수술해서 살려낼 외과의사거든.

 

아무리 소아과 외과 의사 만들어 봤자 본인들이 이런 일 안하겠다면 방법이 없는거야. 아니, 사실 본인들이 능력이 없어서 못하겠다면 진짜 못하는 것이고. 그 정도 능력이 되는 의사는 사실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니까. 억지로 뽑아도 본인 능력 없어서 못하겠다 나는 쉬운 환자만 보겠다고 하면 역시 답이 없어. 못하는 사람 시켜 봤자 사고만 치거든.

 

지금처럼 니가 수술해서 사람 살리는 것은 당연하고 못살리면 니가 책임 져라 ? 이렇게 나오면 못살릴 가능성이 있는 환자 수술할 의사는 없어지는 거야. 그래도 지금은 아직은 있지만 목동 병원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진다면 진짜 그때는 없어질 거야. 이거는 사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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