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과시험에서는 근딜충을 뽑지 않았다.

 

 

 

때는 바야흐로 1400년대 초중반 조선전기.

 

무과시험을 합격하기 위해서는

 

1차 실기 초시(初試)

2차 실기+필기 복시(覆試)

3차 시험 전시(殿試)

 

3가지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응시자)

 

후, 나름 칼싸움에 자신도 있는데 무과 시험이나 치뤄볼까?

나정도 싸움 실력이면 합격은 충분하겠지?

 

 

 

 

 

 

 

 

 

 

(면접관)

안녕하세요, 바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응시자)

 

와따시? 조선제일검이랄까나?

 

 

 

 

 

 

 

 

(면접관)

하하하, 자신만만한 모습이 보기 좋네요.

그럼 바로 1차 실기 초시(初試)시험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면접관)

자, 이건 목전(木箭)이라는 나무 화살이에요.
240보 거리의 과녁을 향해 쏘시면 되요.

1발 이상만 맞추세요.

 

 

 

 

 

 

 

 

(응시자)

 

넹

 

 

 

 

 

 

 

 

(면접관)

자, 이건 철전(鐵箭)이라는 철로 된 무거운 화살이에요.
80보 거리의 과녁을 향해 쏘시면 되요.

1발 이상만 맞추세요.

 

 

 

 

 

 

 

 

(응시자)

 

넹

 

 

 

 

 

 

 

 

(면접관)

자, 이건 편전(片箭)이라는 작은 화살이에요. 최종병기 활 보셨죠?
130보 거리의 과녁을 향해 쏘시면 되요.

 

 

 

 

 

 

 

 

(응시자)

 

넹

 

 

 

 

 

 

 

 

(면접관)

 

자, 이번 과목은 기사(騎射)라는 시험이에요.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활을 쏘면 되요.

 

 

 

 

 

 

 

 

(응시자)

 

아니 선생님 잠시만요....저는 칼잽이인데요?

제 초상화 안보이셈?

시발 왜 과목에 활쏘기 밖에 없어요?

남은 시험도 기창(騎槍), 격구(擊毬)같은 기마 시험이네요?

 

 

 

 

 

 

 

 

(면접관)

 

과목이 그런걸 어떡합니까.

계속 하세요.

 

 

 

 

 

 

 

 

(응시자)

 

시발

 

 

 

 

 

 

 

 

 

 

 

 

 

 

 

 

 

 

(운이 존나 좋은 응시자)

 

으헤헿헿 와 시발 존나 운좋게 바람이 불어서 턱걸이로 어찌저찌 통과했다.

시1바거. 조상님 감사합니다.

2차에선 백병전도 보겠지? 으헤헤헤헤헿

 

 

 

 

 

 

 

 

(면접관)

 

거기 잠깐, 깜짝 퀴즈 하나 낼테니 맞춰보셈.

 

 

 

 

 

 

 

 

(불안해진 응시자)

 

아 시발, 뭔데요 불안하게.

 

 

 

 

 

 

 

 

(면접관)

 

1차 시험 이름은 초시(初試)잖슴?

왜 2차 시험 이름이 복시일까~요?

 

 

 

 

 

 

 

 

(불안해진 응시자)

 

...어, 글쎄요? 

 

 

 

 

 

 

 

 

(면접관)

 

다시 복(覆)자를 써서 복시다 이 시발롬아.

 

 

 

 

 

 

 

 

(불안해진 응시자)

 

그럼 설마 또 활 쏨?

 

 

 

 

 

 

 

 

(면접관)

 

ㅇㅇㅋ

목전(木箭), 철전(鐵箭), 편전(片箭), 기사(騎射), 기창(騎槍), 격구(擊毬) 1차에 본거 전부 다시봄. 

 

 

 

 

 

 

 

(불안해진 응시자)

 

...칼싸움은요? 칼싸움 과목은 없음?

 

 

 

 

 

 

 

 

 

 

(면접관)

ㅇㅇㅋ

 

 

 

 

 

 

 

 

 

(현실이 믿기지 않는 응시자)

 

아 진짜 시발 지랄하지 마라, 진짜 ㅋㅋㅋ

 

 

 

 

 

 

 

 

 

(면접관)

 

추가로 너같은 빡대가리를 위해서 특별히 준비한 필기시험도 있다굿?

경국대전하고, 사서四書, 오경五經, 무경칠서武經七書, 통감通鑑 등 아주 아주 멋진 필기 과목들이 널 기다리고 있어. 

 

 

 

 

 

 

 

 

(현실이 믿기지 않는 응시자)

 

....그게 대체 뭔데 시발 내 평생 그런건 처음 듣는다

 

 

 

 

 

 

 

 

(현실이 믿기지 않는 응시자)

 

대체 시발 이딴 좆같은 시험은 어떤 새끼가 총괄하는거임?

 

 

 

 

 

 

 

 

(세종)

 

지금은 내가 하는데, 뭐 꼽냐 시발?

 

 

 

 

 

 

 

 

(현실이 믿기지 않는 응시자)

 

.....

 

 

 

 

 

 

 

 

 

 

 

 

 

 

 

 

(결국 탈락한 응시자)

 

...

 

 

 

 

 

 

 

(면접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탈락한 응시자)

 

씨바아아아아아발!!!!!!!!!!!!!!!!!!!!!!!!!

 

 

 

 

 

 

(면접관)

 

ㅋㅋㅋㅋㅋㅋ 왜 나한테 지랄이야 ㅋㅋㅋㅋㅋ

내가 억까한거냐? 시스템이 억까한거지

 

 

 

 

 

 

 

 

(결국 탈락한 응시자)

 

...근데 뭐 하나만 물어보자.

대체 시발 왜 검술 시험은 하나도 안보는거임?

존나 억울해서 이유라도 들어야 겠음.

 

 

 

 

 

 

 

 

(면접관)

 

이 빡대가리야, 무과시험은 단순히 쌈 잘하는 돌격대장 뽑는게 아니야.

이새끼 이거이거 사극을 너무 많이 봤네. 

너가 생각하는 사무라이처럼 연출된 무사들은 조선 무인들 하고는 성격이 많이 다르단다.

 

 

 

 

 

 

 

 

(설명충이 된 면접관)

 

조선시대 무인은 부대를 지휘하고 관리하는 분대장, 소대장에 가깝다.

필기 시험은 왜 보겠냐?

기본적인 전략 전술부터 인성시험, 지능 여부같은걸 보는거지.

1대1 칼싸움 아무리 잘 써도 군법을 따르지 않는 망나니면 필요 없어.

 

 

 

 

 

 

 

 

(설명충이 된 면접관)

 

그리고 무사라는 단어를 들으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뭐지?

칼을 든 검사?

그런건 무협지나 일본식 이미지에 가깝다.

조선의 무사라면 활을 든 기병이나 보병을 떠올려야 한다.

몽골 무사들처럼 말이지.

 

 

 

 

 

 

 

 

(설명충이 된 면접관)

 

한반도는 존나 독특하게 농경사회에 산악지형, 북방 기마민족의 성격이 뒤섞였단다. 

1. 농경사회 특성상 인구가 많아서 대량의 병사를 운용하는 병법 위주로 훈련했고

2, 북방 오랑캐들을 카운터 치기 위해서 말타는 기마대를 육성하고

3. 산악민족답게 산에서 수비할때 유리한 산성, 활쏘기 위주로 발달했지

 

 

 

 

 

 

 

 

(설명충이 된 면접관)

 

너가 생각하는 사무라이 무사, 서양의 기사 같이 중갑보병이나 칼 하나 들고 싸우는 그런 결투 문화는 한반도에는 없었단다.

그런건 생산을 담당하는 인구가 적었던 봉건제 문화권에서나 서로의 인력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일기토나 대결로 쇼부를 봤지.

또 인구가 적어 소수정예의 영향력이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에서나 발달했단다.

조선같은 중앙집권체제하고는 거리가 멀지.

 

 

 

 

 

 

(설명충이 된 면접관)

 

또, 조선같은 농경 문화는 인구수가 존나 많아서 소수정예 그딴건 전쟁에서 별로 티도 안난단 말이야.

그래서 갑옷도 판금보다는 생산이 존나게 빠른 찰갑 위주로 발달했지.

질보다 양을 택했다는 소리.

 

 

 

 

 

 

(설명충이 된 면접관)

 

그리고 우리의 주 적은 여진족 같은 북방 기마민족에 해적 새끼들임.

이새끼들은  아주 야비하게 말 혹은 배를타고 민간인들을 약탈하고 튀고 반복을 한단다.

 

 

 

 

 

 

 

 

(설명충이 된 면접관)

 

니가 조선제일검이든 나발이든 그새끼들은 보병 상대 안하고 민가만 약탈하고 떠나면 끝임.

기본적으로 기동력하고 사거리가 되야지 따라 잡던가 말던가 하지 않겠니?

이런 복합적인 이유들 때문에 한반도에는 중갑보병과 일기토 무사문화보다는 궁수와 기마병이 발달한 것이지.

 

 

 

 

 

 

 

 

(결국 탈락한 응시자)

 

...그럼 내가 이때까지 검도 학원 열심히 돈쓰면서 다닌건 다 쓸때 없는거임?

 

 

 

 

 

 

 

 

(면접관)

 

ㅇㅇㅋ

 

 

 

 

 

 

(면접관)

 

굳이 진로 상담을 해주자면

 

1. 망나니

2. 일반 보병으로 입대해서 팽배수 보직으로 떨어지게 기도하기

3. 바다건너 일본가서 취직하기

 

이정도가 현실적이겠군.

조선에서 칼만 쓸일은 없을꺼다.

 

 

 

 

 

 

 

 

(현실이 믿기지 않는 응시자)

 

...

 

 

 

 

 

 

 

 

 

(현실이 믿기지 않는 응시자)

 

씨이이이이이이바아아아알!!!!!!!!!!!!!!!!!!!!!

 

 

 

 

 

 

 

 

(세종)

 

ㅋ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