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야드파운드가 끔찍한 이유

의외로 많은 블붕이들이 야드파운드로 통일되면 그냥 괜찮은거 아님? 미터랑 야드파운드랑 환산할때 문제 생기는거만 없으면 되는거 아님? 정도의 생각을 갖고 있는 듯 하다.

그렇지만 전혀 아니다; 야드파운드는 이 세상 모두가 야드파운드만을 쓰더라도 매우 끔찍한 단위계이다.

 

 

우선 첫째로 야드파운드는 자기들 안에서 단위환산을 할때도 아주 지랄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SI 단위계에서, 더 작은 단위가 더 큰 단위로 나아가는건 아주 단순하다. 전부 10진법으로 통일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밀리미터가 10개 모이면 센치미터, 센치미터가 100개 모이면 미터, 미터가 1000개 모이면 킬로미터가 되는 등, 아주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고, 짐작하기도 쉽다.

그렇지만 야드파운드는?

 

 

 

 

우선 인치가 엄지손가락의 너비 (누구 기준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고 한다) 라는 건 잊어버리고, 그게 대충 2.54cm라는것도 잊어버리고 인치만 있다고 생각해보자.

인치는 12개가 모여야 1피트이므로 인치는 12진법을 따른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피트가 3개 모여야 야드이므로 피트는 3진법이다. 근데 야드는 22개가 모여야 체인이니 야드는 22진법이고, 체인은 10진법, 펄롱은 8진법, ... 하는 식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이런 우스운 짤이 등장하게 되는 것이다. 1km가 1000m라는 것을 이해하는데는 킬로(k)가 1천을 나타낸다는 것만 알면 된다. 하지만 1마일이 몇 피트인지? 아니면 예를 들어서 3마일이 몇 체인인지? 16.5펄롱은 몇 야드인지?

이런 식으로 야드파운드법은 그냥 자기들 안에서 환산하는데도 환장하게 복잡한 상황을 만들고 직관적이지도 않으며 대략적인 감을 잡기도 힘들다는 거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길이만이 아니라 부피, 무게 등을 잴때도 이런 막장 환산법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3티스푼이 1테이블스푼이며 16테이블스푼이 1컵이고, 2컵이 1파인트, 2파인트가 1쿼터, 그리고 4쿼터가 1갤런이다.

하지만 문제가 여기서 끝이 아니었으니

 

 

 

 

 

 

 

 

 

같은 온스라는 단어를 질량온스, 트로이온스 그리고 액상온스 세 단위가 서로 공유한다는 점이 문제다. 게다가 그 수치는 서로 아주 미묘하게 다르기까지 한다.

1질량온스는 약 28.3g인데,
1트로이온스는 약 31.1g이고,
1액상온스는 약 28.4ml 또는 약 29.6ml이다. 그래서 물 1액상온스는 약 28.4g(영국) 또는 약 29.6g(미국)이다.

같은 시간에 물 1ml는 1g이며 1cc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우리가 물 1.5L짜리 페트병 안에 든 물의 무게는? 이라는 질문을 받으면 1.5kg이라는 답이 금방 나오는데,

1갤런의 물이 몇 온스의 무게에 해당하는지 계산하시오 라고 하면 줮같은 단위환산 시간을 거쳐야 한다는 거다.

당연하지만, 부피가 이 지랄인데 넓이라고 멀쩡할리가 없다. 1에이커는 1펄롱*1체인이라던지,  1루드는 1펄롱*1로드라던지... SI단위계에서 1제곱미터가 1m*1m인 동안 이놈들은 오만가지 단위들이 서로 곱해지면서 아주 환상적인 조합의 수를 만들어낸다.

들이다!







결론) 설령 SI가 세상에서 한순간 사라지고 야드파운드로만 단위가 통일되더라도 끔찍하고 비직관적인 환산지옥은 벗어날 수 없다.





덤)
 

 

 

 

 

자주 안 쓰는, 서로 다른 분야들에서 사용하는 단위들까지 전부 모아놓고 비교하면 이런 끔찍한 관계도를 볼 수 있다.
 

 

 

 

온스는 심지어 국제적이지도 않다! 위에서도 잠깐 부피를 언급할때 영국액상온스와 미국액상온스가 다른 점을 보여주었던 걸 기억하자.

흔히들 마시는 커피전문점의 온스 단위(톨사이즈가 12온스였나?)는 영국온스고, 아이스크림의 온스 단위(베스킨라빈스 등에서 파는 파인트 단위 등)는 미국 온스인거로 기억하는데... 그 반대일수도 있고...

하여간 끔찍하기 짝이 없다.

 

 

ㅊㅊ - 아카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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