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뻘글)나이를 먹을수록 젊어보이는데 집착한다는걸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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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고등학생 때 생각이 나서 아이팟을 다시 꺼내봤다
안에 너무 그리워하던 노래들이 많은데 아이튠즈로 뺄 수도 없고 일일이 찾아 들을 수도 없고 해서 그냥 아이팟을 들고 나가려 했음
실제로 유튜브로 찾아보니 요즘도 레트로 감성이다 뭐다 해서 어린 친구들 중에서도 아이팟을 많이들 찾더라고
지하철에서 아이팟에 줄 이어폰을 귀에 꽂고 가는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가 옛날 세계에 갇혀 사는 구닥다리 늙은이가 된건 아닐까
나는 좋다고 듣고 다른 젊은 사람들도 찾아서 쓰지만, 나는 실제로 늙었으니까 그냥 시대에 적응 못하는 늙은이로 보이진 않을까
분명 어린 시절엔 해보고 싶은 것들 다 해볼 수 있었던거 같다. 그땐 실제로 젊었고 내가 무슨 고전적인 짓을 한다한들 누군가 나에게 늙은이 같다고 욕을 하진 못했을테니까
컨텐츠 마케팅 쪽에서 일하는 특성상 나는 늙어보이면 끝난다. 외모를 떠나서 스타일이나 하는 행동들이 시대에 뒤쳐져보이면 실적 나빠지는 순간 트렌드 못 따라잡는 내 책임이 된다
역으로 어린 사람은 어려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 어리면 너무 미숙하고 버릇없다는 이미지 때문에 뭘 잘못하면 어리다는 것부터 문제삼을테니까
지방대 출신이 잘하다가도 사고 생기면, 스카이 출신이랑 다르게, 역시 지방대라 저렇구나 이런 말 나오는거랑 비슷한거 같다
역으로 서울대 출신은 자기 서울대란거 부각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지. 역시 공부만 잘하는 샌님이구나, 거만하구나, 서울대 출신도 별거 아니구나 이런 말이 나올 수 있으니까
어쩌면 사회속에서의 인간은 영원히 실제 모습의 반대로만 살아야 하는 숙명을 지닌걸까
난 어렸을 때 어리게 보이지 않기 위해 와이셔츠에 메탈 시계를 차고 다녔고, 요즘은 틀구이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스마트워치에 캐쥬얼한 복장을 입는다..
난 그냥 회사나 지하철에서 아이팟을 듣고 싶었을 뿐인데 이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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