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이 쓴 고길동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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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이 쓴 고길동 열전 - 대체역사 마이너 갤러리 (dcinside.com)

 

고길동의 본명은 알 수 없다.

 

다만 고씨가 활빈당 홍길동의 도통을 이었기에, 사람들은 그를 길동이라 불렀다.

본래 길동은 삼남 지방의 시골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도를 익혀 신통한 술법을 부릴 줄 알았다.

대개 도인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속 깊은 곳에 숨어 살았는데, 길동은 오히려 다른 도인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한양으로 이주하여 장삼이사(張三李四) 속에 숨어 살았다.

 

길동은 자신의 재주를 감추고 속세의 사람들과 다름없이 지냈으나, 그의 영험함을 알아본 요괴들이 점차 그의 주위에 머물게 되었다.

두을리(豆乙里)는 하얀 뿔이 솟은 청룡인데, 하늘로부터 내려받은 신통력이 있어 온갖 조화를 부릴 줄 알았다. (주석 1) (주석 2)

성질이 사납고 건방져 천방지축으로 날뛰었지만, 오직 길동만은 두려워하였다.

길동이 두을리에게 조선 땅에 오게 된 내력을 묻자, 두을리가 대답했다.

"나는 1억 년 동안 얼음 속에 갇혀 있다가, 인연이 닿아 마침내 이곳에 이르렀소."

 

(주석 1) 옛날 신라에 나무귀신이 있어 두두을(豆豆乙), 혹은 두두리(豆豆里)라 불렸으니, 필시 두을리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주석 2) 두을리는 신통력을 부릴 때 항상 호이(號以)라는 주문을 외웠다.

 

도운허(道雲虛)는 천계에서 내려온 요괴로, 겉모습은 영락없이 어린아이이되 코가 크고 붉으며 머리털은 노랬다.

항상 비파와 같이 생긴 물건을 들고 다녔는데 이는 천계의 보물로, 도운허는 이것을 이용하여 하늘을 날고 과거와 미래를 마음대로 오갈 수 있었다. (주석 3)

도운허는 본래 천계의 장군 오방덕(悟芳德)의 아들로 용맹하고 힘이 장사였다.

성정이 거칠고 오만하여 길동에게도 무례하게 대하였으나, 길동의 조카 희동(熙童)이 그를 힘으로 제압하였다.

 

(주석 3) 도운허는 비파를 다룰 때 항상 건달비야(乾闥琵也)라는 주문을 외웠다. 이는 아마도 그 비파가 불가에서 말하는 건달바(乾闥婆)의 물건이기 때문인 듯하다.

 

도치(島雉)는 멀리 남국의 새인데 날지는 못하였으나 사람의 말을 할 줄 알았다.

사람들에게 붙잡혔다가 도망쳐 나와 한양에 이르렀는데, 두을리가 이를 긍휼히 여겨 길동의 집으로 데려왔다.

 

마익홀(馬益惚)은 길동의 이웃에 살던 사람으로 키가 9척에 피부가 검었다.

사람됨이 호방하여 세상 일에 관심을 두지 않고 음악을 즐겼으며, 두을리의 재주를 보고 탄복하여 그의 제자가 되길 자청했다. (주석 4)

 

(주석 4) 마익홀이 말하였다. "예로부터 마씨 집안에는 뛰어난 인재가 많았다. 음률에 능하기로는 마돈나(馬敦奈), 마익작순(馬益綽淳), 마익벌둔(馬益閥屯), 마삼형제(馬三兄弟)가 있었고, 인덕이 있기로는 마리린(馬璃璘), 마론(馬論), 마리오(馬璃娛)가 있었으며, 힘이 세기로는 마해영(馬海永), 마라돈나(馬羅敦奈), 마익타순(馬益打淳)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 나에게 미치지는 못했다."

 

이들은 모두 옛날의 고약한 성질을 버리지 못하여 여러 차례 난리를 피웠으나, 길동은 언제나 모든 책임을 떠맡으며 결코 그들을 내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길동을 아는 이들은 모두 그를 생불(生佛)이라 불렀다.

 

길동은 두을리의 무리를 따라 얼음으로 뒤덮인 별에 간 적이 있었다.

이 별은 파욕대왕(頗慾大王)이란 자가 다스리고 있었는데, 성정이 음험하고 잔인하며 탐욕스러워 무고한 이들을 억류하고 노예로 부렸다.

또한 이 별의 하늘에는 살점이 없이 뼈만 남은 물고기가 헤엄치듯이 날아 다녔는데, (이 물고기가) 길동을 보고는 기뻐하며 말했다.

"저는 파욕대왕의 주술로, 무엇을 삼켜도 먹을 수 없는 몸이 되어 굶주리며 산 지 오래되었습니다. 참언에 이르길 언젠가 파욕대왕을 물리칠 진인이 나타나는데, 이마가 유달리 튀어나오고 코는 오뚝하며 성정이 불같은 이로 그 성은 고씨라고 하였습니다. 지금 공을 보니 그 진인이 바로 공을 가리키는 듯합니다."

진인이 이르렀다는 소문이 널리 퍼지자 파욕대왕은 이를 꺼리어 길동을 죽이려 하였다.

직접 보검을 뽑아 들고 길동에게 덤벼드니, 길동은 물고기의 가시 하나를 뽑아 이를 막았다.

파욕대왕이 놀라 물었다.

"보통 실력이 아니로구나. 어디서 배운 검법인가?"

길동이 답했다.

"이것은 중국 향항(香港)의 검법인데, 여러 번 눈으로 보기만 했을 뿐 직접 펼쳐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침내 길동이 두을리의 도움을 받아 파욕대왕을 죽이니, 그의 지배를 받던 백성들 중 누구 하나 기뻐하며 칭송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한번은 두을리의 술법으로 길동이 저승으로 날아간 적이 있었다.

이때 길동은 염라대왕을 알아보지 못하였기에 단지 사교(邪敎)의 우두머리로 여겼다.

염라국의 신하 중 고씨 성을 쓰는 이가 있어, 길동을 종친이라 여겨 좋은 말로 회유하고자 하였다.

길동은 이를 거부하고 염라대왕에게 말했다.

 

"타협은 없다. 불의를 보고도 당신들을 벌하지 않는다면, 고씨 가문 대대로 오명을 남길 것이다."

 

그리고 돗자리로 야차들을 둘둘 말아 내팽개치고, 덤벼드는 자들에게는 부지깽이를 휘둘러 맞섰다.

그 기세가 무척 강맹하니 염라대왕이 무척 두려워하였다.

그러나 야차의 숫자가 너무 많아 길동이 힘에 부치게 되었는데, 때마침 두을리가 구원하러 와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길동은 아들 철수(喆修)와 영희(英姬)를 낳았으며, 조카로는 희동을 두었다.

철수와 영희에게는 보통 사람처럼 지낼 것을 당부하며 재수를 전수해 주지 않았으니, 희동은 갓 태어났을 때 길동의 내공을 약간 물려받아 신력을 갖게 되었다.

 

 

- 출처: <兒奇恐龍豆乙里>

- 주석 출처: <兀陰別大冒險>, <儺巫慰鬼>, <腦內妄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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