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소썰) 회사 대리가 퇴사하는데 나랑 연봉이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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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3년 먼저 들어온 대리가 있다
내가 봐도 일 대충하고 자기 귀찮으니깐 일단 무조건 안된다고 대답하는 사람이었음
그래도 사람이 나쁘지는 않았고 대리가 바쁠 때는 나도 업무를 도와주면서 친해지게 되었네
대리는 물류담당인데 바쁠 때는 엄청 바쁘지만 편할 때는 하루종일 일이 없음
문제는 대표가 볼 때 항상 일없이 노는 직원이었다는 것
추석 직전에 대표랑 대리랑 대판 싸우고 대리는 퇴사를 선언했다
뭐 나야 '주님 또 한명 갑니다'하고 별 생각없었는데 점심먹고 둘이 있을 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xx씨 왜 내가 일 대충하는지 알아요? 나랑 xx씨랑 연봉 똑같이 받아요 ㅋㅋㅋ"
나보다 3년을 먼저 들어온 사람이었다
그리고 난 수당이 붙거나 보너스가 나올 때도 있어서 대리보다는 많이 받았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입사할 때 회사에서는 훨씬 적은 연봉을 제시했지만 나로서는 그거 받느니 안가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거절했다
거절하고 며칠뒤에 내가 요구한 연봉의 80%로 맞춰준다길래 입사를 결정했었다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연봉을 주변 직원과 공유하지말라는 경고를 받았지만,
그거야 암묵적인 규칙이고 다른 회사도 마찬가지니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알고보니 내 연봉이 3년차 대리랑 동급이었다...
내가 대리라도 신입이랑 연봉이 같으면 퇴사하겠다.. 아무리 업무랑 스펙이 다르다고는해도 말이야
내 초봉은 21년 시장가로 책정되었지만 아마 대리는 19년 기준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올라왔거나 동결되었겠지
그러다보니 내 초봉이 대리연봉이랑 똑같은 현상이 발생하는데... 근데 이거 내 잘못은 아니잖아
그리고 나도 이거 듣고는 바로 이력서 다시 쓰고 이직준비중이다
지금 회사는 잡은 물고기에게는 더이상 먹이를 주지않는듯한데 이제는 내가 '잡은 물고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퇴사할 대리가 신규직원에게 2일간만 인수인계를 해준다는 점이다
근데 2일 인수인계해줘서 될 일이면 애초에 사람 안 썼지
그리고 바쁠 때는 너무 일이 많아서 나도 같이 돕는데 신규직원이면 물류업무까지도 내가 하면서 신규가 날 도와주겠지
저번에 대리가 휴가갔을때 내가 잠시 물류도 했는데 물류는 몸으로 하는 작업이 많다보니 내 업무를 많이 못하게 된다
대표는 나보고 뭐라하더라
자기가 보니깐 물류담당자는 맨날 놀던데 물류업무한다고 내 업무 늦어지는건 핑계라고
대표가 봤을 때는 물류라는 업무가 그 정도의 일이었던 것이다
중요한데 중요하지 않는 자리말이다
뭐 물류가 매출과는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으니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나도 매출과 직접 연결되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
아마 대표는 나도 노는 직원으로 보이겠지, 그러니깐 물류업무도 틈틈히 도우라고 하는거겠고
물류업무 도와준다고 뭐 수당을 더 주는 것도 없고 대표는 그깟일로 힘들어한다고 할테니 나도 여기까진가보다
이직해서 퇴사통보하기 전까지는 최대한 많은 업무를 도맡아서 해야겠다
신입도 들어오면 나 없이는 일못하도록 든든한 선배가 되어야겠다
내가 없다고 회사가 안굴러가지는 않겠지만 사람이 왜 인적자원인지 알게하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과 노력이 필요한 법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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