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갤펌) 메르켈의 20~21세기 큰그림과 ㅈ망
컨텐츠 정보
- 465 조회
-
목록
본문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기존의 평가와는 다른 행동으로 세상을 당혹하게 하는 사람이 있음.
16년간 집권하며 독일을 다스려왔던 유럽 최고의 정치거물, 앙겔라 메르켈임.
슈뢰더야 널리 알려진 푸틴 친구고, 돈도 받아먹었고, 노망이 났다고 치부하면 그만임. 하지만 바로 1년 전까지 정치판 현역이었던 앙겔라 메르켈이 이렇게 판세를 모르는 기행을 벌이는 것에 대해 비난이 많음
정말 군갤 말대로 푸틴이 메르켈 섹스 비디오라도 가지고 협박하는 것일까? 단지 자기 업적이 무너질까봐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저렇게 나서서 어그로를 끄는 것일까?
그 전에, 메르켈의 정책이란 과연 뭘까? 단지 가스 받아서 독일 경제 성장하는것?
이것에 대해 알려면 유럽 국제정치의 두 사조, 대서양주의와 유럽주의에 대해 알아야 한다.
1. 유럽주의, 대서양주의의 개념
대서양 주의 : 대서양 세력(미국 + 유럽)의 힘을 모아 소련-러시아에 대적하자는 사상. 미국 중심의 사상이고 대표적인 국제기구로 NATO가 있음
유럽주의 : 유럽세력(미국 X)의 힘을 하나로 모아 독립적인 정치세력으로 결집하자는 사상. 대표적인 국제기구로 EU가 있음
2. EU의 창립 목적 - 유럽주의
2차 대전 이후, 세계는 미국과 소련의 양대 초강대국간 대립체제로 넘어갔음.
이 과정에서 다른 국가들은, 소위 말해 미소 양강의 졸로 전락.... 까지는 아니더라도 영향력 하에 놓였고, 이에 반발해 독자적인 지역패권세력으로 거듭나려는 세력들이 생겼음
아랍연방을 만들려고 했던 이집트, 발칸의 패자로 거듭나고자 했던 유고, 3세계 맹주 자리를 노리던 중국과 인도..... 자기 동네에서 방구 좀 뀐다는 애들은 대부분 한번씩은 기회를 봤음
알다시피 쟤네들은 다 실패했고, 소련이 무너지고 미국 단극패권이 열리면서 3세계도 큰 의미가 없어졌음. 하지만 걔중에서도 성과를 낸 애들이 없는 건 아님
바로 EU임
EU는 태생적으로 미국, 소련에 대한 반발, 독립시도에서 시작함
2차대전 이후 식민지들이 다 독립하면서 자기 영향력이 좆박는 걸 느꼈던 유럽 국가들, 특히 프랑스는 어떻게든 다시 위대해지고 싶었음
하지만 수에즈, 알제리, 베트남의 패배는 그걸 허용하지 않았고, 프랑스 단독으로 미국에 개기며 연일 뻐큐를 날리던 드골은 프랑스 혼자서는 어떻게 안된다는 현실만 절감한 채 물러나고 말았음
이 시점에서, 프랑스의 장 모네를 중심으로 단일국가가 아닌 유럽 전체의 힘을 모아 미국과 소련에도 삐까뜨는 세력으로 발돋움 해보자는 주장이 힘을 얻었고, 이것을 '유럽주의'라고 함
영국이 사실상 미국 따까리에 가까웠던 상황에서 프랑스가 끌어들일만한 세력은 독일밖에 없었고, 유럽주의 세력은 대독일 유화책으로 독일과 화해를 모색, 수십년간의 노력 끝에 결국 EU를 결성하게 됨
3. 소련의 붕괴 - 친러시아 정책
EU가 막 탄생하려는 시기, 소련이 붕괴하며 미소 양극체제가 무너짐. 이제 미국 단극패권, 팍스 아메리카의 시대가 도래했음
하지만 지역패권세력으로 거듭나려는 유럽주의자들의 의지는 굳건했고, 바로 이 시점에서 많은 정치인들이 EU와 러시아가 연합해서 미국과 맞서야 한다는 생각을 품게 됨.
그렇잖아? 많은 EU국가들은 NATO에도 가맹해 있음. 이 상황에서 미국은 NATO를 통해 EU국가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거고, 그걸 막으려면 NATO의 중요성이 약화되야 함. 그러러면 러시아랑 친하게 지내 군사적 긴장을 완화해야 하는거지
독일이 통일되면서 EU의 중심은 프랑스에서 독일로 옮겨왔지만, 그렇다고 유럽주의 노선이 바뀌진 않았음. 그 뒤를 이은 슈뢰더와 메르켈 역시 미국에 맞서 EU를 강화, 독립적인 포지션을 구축하고 친러시아 외교노선를을 고수함
4. 메르켈의 외교 - EU의 강화노력과 실패
1)메르켈의 정책
메르켈 16년 집권동안 그녀가 추구한 외교정책을 보면 경제적 공동체인 EU를 정치적 공동체로 바꾸려 했음을 알 수 있음
리스본 조약으로 유럽 이사회를 창설하고, 유럽 통합군을 창설하여 NATO에 대한 군사적 독립성을 확보하려 했음. 금융위기 당시에는 그리스에 돈을 퍼부아가며 PIGS를 살리려고 노력했음
여기서 친러시아 정책은 메르켈 노선의 핵심 중의 핵심이었음.
1. 해상물류를 장악한 미국에 맞서 독일-유럽간 가스/석유를 직접적으로 받아먹음. 유럽은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 독립을 이룩할 수 있게 됨
2.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므로 NATO의 중요성도 차츰차츰 낮아짐. 여기에 유럽이 자체적인 통합군을 보유할 수 있게되면 금상첨화
3. 경제력의 유럽 + 군사력의 러시아가 연합하면 국제정치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국 이상이 될 수 있음
따라서 메르켈은 푸틴이 온갖 개지랄을 해도 참고 견디며 친러시아 외교에 공을 들임
2) 메르켈의 실패
메르켈이 추진했던 EU 강화노선은 결국 성공하지 못했음. 메르켈 집권 후반부로 갈수록 그런 경향이 뚜렷해졌는데,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
(1) 러시아의 야욕에 대한 과소평가 :
메르켈이 추구했던 유럽-러시아 협력은 당연하겠지만 유럽이 주장이고 러시아가 따까리인 협력이었음. 경제력도 인12구도 기술력도 EU가 훨씬 압도적이잖아? '상식적'으로 볼 때 러시아는 EU에 숙이고 들어오는게 당연했음
근데 그렇지 않았음. 씹창난 경제력, 에너지 사업 원툴의 러시아는 아득바득 EU와 맞먹으려, 혹은 EU를 분열시키고 종속시키려 시도함. 이미 EU에 속한 발트 3국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촉수를 뻗으며 간을 보았음
(2) 푸틴의 능력에 대한 과대평가 :
메르켈은 푸틴이 최소한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등, 발트 3국을 제외한 구소련 가맹국은 포섭할 수 있을 줄 알았음. 애초 마이단 사태도 메르켈 입장에서는 걍 한번 우크라이나 찔러본 거였음. 그게 마이단 혁명과 야누코비치 정권의 붕괴, 돈바스 전쟁으로 이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음
유럽-러시아간 협력이 이뤄지려면, 러시아 역시 어느 정도는 영향력을 회복해야 됨. 근데 결과? 경제구조는 뒤틀렸고 물가는 폭등하고 부정부패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푸틴은 그나마 친러시아 기류 있던 구소련 가맹국들까지 하나하나 적으로 돌리고 있었음
(3) 동유럽의 반러시아 기조 과소평가 :
메르켈이 EU에 동유럽 각국을 받아들인 것은 EU 강화를 위한 것이었으나, 소련에 오랫동안 짓밟혔던 동유럽 국가들, 특히 폴란드는 메르켈의 친러시아 노선에 극력 반발했음
특히 폴란드는 마이단 사태에도 개입하고 유럽군 창설논의도 무산시키며 친러시아 노선의 암초로 박혀버렸음
(4) 브렉시트 :
프랑스, 독일과 함께 EU 삼대장이었던 영국이 EU를 탈퇴함. 그만큼 EU의 힘이 약화되었고, 다른 국가들도 EU 탈퇴 옵션을 외교 카드의 하나로 고려하면서 EU의 구심력 자체가 약화됨
5. 우크라이나 전쟁 - EU의 최종적 실패
메르켈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자신의 친러시아 정책이 무위로 돌아가고 업적 스크래치에 났다는 수준이 아님.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에 맞서 독립적인 지역세력으로 거듭나고자 했던 유럽주의자들의 70여년에 걸친 노력이 결국 실패했음을 의미함
왜냐 ?
1) 러시아와 극한대립으로 들어서면서 NATO가 다시 강화됨. 우크라이나는 NATO 가입에 사활을 걸고 있고,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도 NATO에 가맹하며 대서양주의가 크게 힘을 얻음.
2) 반면 EU는 이번 위기에서 아무것도 못함. 우크라이나도 EU 가입엔 크게 관심이 없고, 내부에서도 좆가리 하나때문에 하는 정책 족족 다 막힘. EU의 수장인 독일은 빗자루 군대를 만든 댓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음. NATO는 뭔 말만 했다 하면 주목받고 수장인 스톨렌베르그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드물 정도의 유명인사가 됐는데, 지금 EU가 뭐하는지 아는 사람? 아무도 관심없음.
3) 노드스트림이 쫑나고 이제 독일은 LNG 터미널을 짓고 있음. 유럽의 에너지 자급은 끝났고 앞으로는 미국의 지배 하에 놓인 해상물류로 에너지 받아먹어야 한다는 뜻
4) EU의 군사적 방파제가 되어야 할 동유럽 국가들이 미국 쪽으로 완전히 돌아섬. 폴란드는 EU 국가인 독일의 무기 대신 미국 라인의 한국 무기를 택했고, 많은 동유럽 국가들이 독일, 프랑스 대신 미국, 한국과 군사협력을 시도함. 그동안 군사력 씹창냈던 독일은 울며 겨자먹기로 동유럽에 돈퍼줘 남의 무기 사는걸 구경해야 했음
전후의 미국은 NATO와 동유럽 국가들, 그리고 에너지 자원을 통해 유럽에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러시아와 군사적 대립 상황에서 독일이라는 구심점마저 흔들린 EU가 이를 막아내긴 힘듬
결국 미국의 영향력 하에서 벗어나 지역세력으로 발돋움하겠다는 EU의 목적은 실패한 것임
오히려 미국이 먹고 관리하기 좋게, 경제적 통합으로 유럽을 한데 모아 가져다 바친 셈임
6. 그래서 메르켈은 왜 저러냐고?
걍 연착륙시도임
이대로 가면 EU는 경제적 공동체에서 끝나고, NATO가 유럽의 군사적 패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그건 미국에 대한 종속임. 어떻게든 EU 살려보려 저러는거.
지금 메르켈에게 있어 최악의 상황은 러시아가 완전히 패망해서 서방, 미국에 굴복하는 것임.
스위프트 제재도 미국이 내렸고, 대러제재도 미국 주도임. 무기 제일 많이 주고 있는것도 미국이고, 우크라에 맵핵 켜주며 지원 빵빵하게 넣어주고 있는 것도 미국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굴복한다는 것은 EU가 아닌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굴복한다는 것이고, 이는 유럽의 위기상황에서 EU, 그리고 독일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함
솔까말 미국에서 자립해 독립된 목소리를 내는 EU, 유럽 자주독립 이딴거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같은 강대국의 얘기임.
중부-동유럽의 약소국들 입장에서는 자기 주인님이 독일이냐 미국이냐의 차이 정도밖에 없고, 유사시 '주인님'이 자기를 지켜줄거라는 믿음, 그리고 경제적 이익을 노리고 들어간거임
근데 자칭 지역패권세력이라는 새끼들이 좆가리 하나때문에 지네 한복판에서 벌어진 위기조차 손을 못 쓴다? 그럼 이새끼들을 주인님으로 모셔야 할 이유가 뭐임? 심지어 돈도 미국이 더 잘 줌 ㅇㅇ
EU 약소국들은 다 미국 쪽 가서 붙을거고 그럼 EU도 쫑나는거
이미 유럽과 러시아와의 군사적 대립을 약화시키긴 너무 늦었음. 이때 메르켈 요구대로 '타협'이 이뤄지게 되면 한국마냥 우크라이나 분단시키고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지리한 대치전이 이어질 것임.
메르켈은 이 대치전 기간동안 독일 방산 강화시켜 다시 한번 유럽군을 만들고 EU 회복 노려보려 하는듯.
뭐.... 개인적인 생각은..... 이게 되겠냐? 이미 기류는 넘어갔다고 봄.
EU, 그리고 독일이 입은 타격은 이미 복구불능이라고 봄
=============================================
10줄 요약
1. 메르켈 목적 : 경제공동체 EU의 정치적 공동체화 및 유럽의 군사, 경제(해상 수송되는 가스) 미국 의존도 탈피
2. 진행 1 : 가스 미국 의존도 탈피하려고 러시아 가스 받아먹기 위해 친러함(1)
3. 진행 2 : 유럽에 대한 미국 입김을 줄이려면 유럽 군사적 긴장 완화해야됨 -> 친러함(2)
4. 소결 : 약하고 유순한(대신 안 망하고 살아 있는) 러시아와의 긴장을 완화해 가스도 러시아한테 받아먹고 군사적으로도 미국의 입김을 줄이려고 함
5. 문제점 : 러시아가 이딴걸 받아들이지도 않을거고 수백 년간 시달려 온 동유럽 국가들도 당연히 못 받아들임, 고로 미국 대신 러시아에게 시달리기 시작함
6. 전쟁 후 : 군사적 긴장은 오히려 더 커졌고, 러시아는 패배 가능성이 높아짐.
7. 동유럽 국가들 : 당연히 국방 올인 시작하게 되는데 독일은 군축크리때문에 무기 못만들고 마침 짧은 시간 대규모 무기 제공 가능한 "미국 라인의 한국" 방산을 택함
8. 독일 : 즉, EU 지원금으로 한국 무기 하는 걸 손가락 빨며 지켜봐야 함, 이대로는 메르켈 의도와는 반대로 경제적, 군사적으로 유럽의 미국 의존도가 훨씬 심해짐
9. 메르켈의 유일한 활로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 먹고 승전 후 제재 다풀리고 독일 방산 회복시킨 후 동유럽들의 한국 무기 구매계약 전부 취소시킨 다음 독일 무기 판매해 냉전때 독일 지위 재확보
10. 이게 될까? : 안됨
========================================
중간중간에 반박할 내용이 보이긴 하는데 꽤 재밌는 글인듯
관련자료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