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오나라 내전을 일으킬 뻔한 감녕의 살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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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라의 에이스를 고르는 앙케이트를 진행한다면 무조건 순위권에 들어갈 무장인 감녕.

 

용맹한 무장이었지만, 살인을 좋아했다(好殺)라는 기록이 대놓고 남은 호달달한 싸패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로 그 기질 때문에 하마터면 오나라의 에이스들끼리 전투를 벌일 뻔한 대사건을 일으킨 이력이 있기도 하다.

 

일대일 결투도 아니고, 말 그대로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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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감녕과 트러블이 있던 걸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능통일 거다.

 

아직 손권 밑으로 들어오기 전에 능통의 아버지 능조를 죽인 장본인이 바로 감녕이었으니까.

 

같은 편이 된 후에도 능통은 아버지 원수인 감녕을 호시탐탐 죽이려고 했고, 그걸 여몽과 손권이 어떻게든 막기도 했다.

 

연의에서는 결국 화해하고 넘어갔지만 정사에서는 죽을 때까지 원수인 채로 지냈다.

 

하지만 감녕과 능통의 트러블은 어쨌든 개인적 원한이 만든 일대일 트러블이었고 큰 사건으로 번지지는 않았는데,

 

정작 이 능통과의 사이를 어떻게 막아보려고 했던 여몽이 자신도 감녕을 상대로 뚜껑이 열린 일이 있었다.

 

열려도 그냥 열린 게 아니었는지 무려 직접 군대까지 동원해서 감녕을 치려고 했을 정도로.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런가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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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은 불명확한데 언제쯤엔가 감녕 밑에서 주방 일을 보던 어린 아이가 뭔가 잘못을 저질렀댄다.

 

정확히 뭘 잘못했는진 기록이 없지만, 어쨌든 아이는 인품 좋은 무장인 여몽에게 달아났고

 

사정을 들은 여몽은 감녕의 성격을 아는지라 그 아이를 죽여버릴까봐 무서워서 일단 숨겨줬다.

 

근데 의외로 감녕은 성질머리에 안 어울리게 여몽에게 화를 내거나, 무작정 애를 내놓으라고 윽박지르진 않았다.

 

오히려 선물을 들고 와서 여몽의 어머니를 먼저 찾아뵙고, 어머니와 함께 여몽을 찾아가서 점잖게 이야기를 나눴다나.

 

좀 마음이 놓인 여몽은 아이를 죽이지 않겠다는 감녕의 언질을 받은 후에 숨겨줬던 아이를 돌려보냈다.

 

그렇게 일이 끝났으면 소소한 사건의 해피 엔딩... 이었을 텐데...

 

 

 

자신의 배로 돌아온 감녕은

 

잡아온 아이를 나무에 매달아 묶고, 직접 활을 쏴서 죽여버린 다음

 

태연하게 옷 벗고 선실에 들어가 퍼질러 누워버렸다.

 

당연히 이 일은 여몽에게도 바로 알려졌다.

 

 

 

여몽은 유례 없이 빡이 돌았다.

 

아무리 살인을 좋아해도 애를 죽여? 인지, 내 어머니까지 모셔와서 무장 대 무장으로 약속해놓고 그걸 뒤집어? 인지, 둘 다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찾아가서 말로 따지거나 손권에게 보고하는 대신 아예 자기 휘하 부대를 집합시켜서 직접 감녕을 공격하려고 했다.

 

여몽과 감녕이라고 하면 둘 다 최전방에서 날뛸 만큼 날뛰어본 맹장이고

 

전투 경험과 경력도 쌓일 만큼 쌓인 에이스들이다.

 

이 둘이 싸운다면 그걸 말리거나 중재할 수 있는 사람이 사실상 군주인 손권뿐인 건 둘째 치고,

 

두 부대가 실제로 교전을 벌였다면 말 그대로 빼박 내전인데다

 

그 과정에서 여몽이나 감녕 중 하나가 죽기라도 하면 뒷감당 자체가 끔찍한 상황.

 

똑똑한 여몽이 그런 앞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아니었을 텐데 진짜 어지간히도 빡쳤었나 싶다.

 

 

 

여몽 대 감녕이라는, 손권 입장에선 끔찍하지만 우리 입장에선 결과가 궁금하긴 한 드림매치를 간신히 막은 건 여몽의 어머니였다.

 

"지존(손권)께서 너를 대하심이 골육과 같고 큰 일을 너에게 맡기셨거늘 어찌 사사로운 분노로써 감녕을 공격해 죽이고자 할 수 있느냐? 감녕이 오늘 죽게 된다면, 지존께서 비록 불문에 부친다 해도 네가 이처럼 하는 것은 신하의 법으로는 옳지 못하다."(至尊待汝如骨肉 屬汝以大事 何有以私怒而欲攻殺甘寧 寧死之日 縱至尊不問 汝是為臣下非法)

 

 

여몽 어머니 멘트의 핵심은 결국 지존께서 비록 불문에 부친다 해도.

 

말씀은 저렇게 하셨지만 뒤집어서 얘기하면 결국 불문에 부쳐질 수 없는, 여몽이 책임을 지게 되는 상황이란 의미인 거다.

 

만약 여몽의 부대가 감녕을 치는 일이 실제로 발생했을 경우.

 

그 이유가 뭐가 됐든. 감녕을 처치하든 처치하지 못하든.

 

어쨌든 여몽이 아군을 상대로 병력을 동원했다는, 사실상 내전을 일으켰다는 책임을 피할 도리가 없다.

 

여몽은 부대의 집합을 해제하고 감녕을 초대하는 연회 자리를 만들어서 화해했다.

 

아이가 죽어버린 걸 되돌릴 순 없었지만 어쨌든 일은 그렇게 마무리가 됐다.

 

 

 

발단부터 결말까지 도대체 평범한 부분이 없는 이 감녕의 아동 살해 사건과 여몽의 내전 미수 사건에 대해

 

손권이 어떻게 보고를 받았고, 어떻게 반응했는지에 대해서는 딱히 기록이 없다.

 

여몽 대 감녕이라는 IF 말고는 구현할 도리가 없는 흥미진진한 매치업의 결과 또한 우리는 영원히 알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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