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이게 경찰 현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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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원이던 코드제로던,
신고내용 읽어보고 출동 해 봤자 아무 의미가 없는 상황이면 웬만하면 출동 안 나가려고함.
나가서 신고자 만난 뒤 할 수 있는게 없음을 설명하고 돌아오기
VS
파출소에 앉아서 신고자에게 전화로 설명해주기
나가봤자 시간낭비라 생각함.
근데 이건 정말 잘못된거 맞음.
근데 왜 이런 관행이 생겼느냐?
우선 지구대, 파출소는 긴급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가서 초동조치를 하는 기관임.
근데 긴급신고도 아니고, 초동조치를 할 필요가 없는 신고들이
전체 신고의 70% 이상을 차지함.
ex) 지인이 돈을 빌려가 놓고서는 안 갚는다 = 긴급x 초동조치 필요없음
이런 신고는 지방청 상황실에서 전화 받으면 민사 사건임을 안내하거나, 고소장 접수 원하면 가까운 경찰서로 가서 고소장 접수 하라고 안내하고 끊어야 되는데
그렇게 했다가 괜히 일 커져서 자기한테 불똥 튈 수 있으니 일단 지구대, 파출소에 출동명령을 내림.
그럼 지,파에서는 짜증이 남.
짜증이 나도 일단 나가보자 하면서 출동 하는 경찰관이 있고,
아니 왜 이런 신고를 지령을 내려? 하면서 출동 안 하고 신고자한테 전화 하는 경찰관이 있음.
이런 신고가 너무나도 많은데다가, 혹시 모르니까 출동을 하면 백이면 백 지금 당장 도와줄 수 있는게 없다 라는 말 밖에 할 수 있는게 없음.
그럼 신고자는 신고를 했는데 왜 아무 도움도 못 주냐며 경찰관에게 짜증을 내기 시작하고 (특히 층간소음)
출동한 경찰관은 나한테 화 난 사람 어르고 달래고 들어옴.
이게 귀찮기도 하고 감정소비도 심하다 보니 왠만하면 안 나가려고 함.
근데 이건 일반적인 지구대, 파출소의 경우고,
이태원 파출소의 경우 조금 특이한 상황임.
이태원 파출소를 지나가며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생각보다 작고 인원도 그렇게 많지 않음.
애초에 치안소요가 많은 곳이면 지구대로 운용을 하지 파출소로 운용을 안 함.
근데 그런 파출소 관내에 수만명이 갑자기 모인다?
하루 평균 20~30건 들어오던 112신고가 갑자기 150~200건씩 들어온다?
파출소는 초초초 비상 상태임.
신고가 10배가량 늘었는데 인원은 예상컨데 1.5배 정도 밖에 충원 못했을걸로 보임. 애초에 타팀 자원근무 받지 않는 이상 충원할 방법이 없음.
12시간 야간근무 서고 아침에 집에 들어가서 조금 자다가 다시 야간 자원근무 들어온 사람들 눈 비비며 출근 했을거고,
출근 하자마자 미친듯이 울려대는 신고벨 소리에 다들 정신 없었을거임.
내가 알기로 신고 내용이, 사람이 너무 많아 위험하다, 압사 당할것 같다. 라는 신고가 10건 이상 접수된걸로 앎.
처음에는 당연히 출동 했겠지. 신고내용이 그냥 전화한통 하고 종결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님.
근데 현장에 경찰관이 2~4명정도 출동해 봤자, 경찰관이 할 수 있는게 없었을 거임.
미친듯이 울려대는 음악소리에, 사람들은 잔뜩 들떠서 경찰관이 불봉 흔들며 소리를 지른다 한들 그 많은 인파가
파출소에서 출동한 경찰관 몇 명으로 통제가 될까?
근데 주말에 수만명이 모인 그 곳에서 폭행, 절도, 성추행, 무전취식 등등.. 온갖 신고가 쏟아졌을거란 말이지.
똑같은 신고가 열 몇건씩 들어온다고 경찰관 몇 명에서 불봉 흔들면서 이태원 거리에서 소리 지르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거임.
당장 눈 앞에 위험한 상황이 펼쳐 진다면 다른 신고는 타 관할 지원 받아 처리하고서라도 이태원 길거리에 매달려 있어야겠지만
수만명이 모인 그 곳을 경찰관이 뚫고 들어가서 내부 상황을 볼 수 있는것도 아니고,
당장 경찰관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은 현재까지는 아무런 위험이 없다 였을 것임.
그냥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됨. 너희들이 경찰관이라 생각하고 신고 받고 이태원 골목 앞으로 출동했다 쳐보자.
거대한 인파가 강처럼 흐르고 있는데 거기서 너희가 아이언맨도 아니고 하늘을 날아서 상황파악을 할 거야?
당장 눈 앞에서 이리가라, 저리가라 길안내 좀 하고, 조심하세요 몇번 외쳐주고, 한 10분 정도 상황 지켜보다가 별 일 없어 보이면
이제 파출소로 다시 돌아와서 다른 신고 뛰러 가야함.
물론, 아주 경험이 많고 노련한 경찰관이었다면 와 지금 이 상황 조금 위험한데? 이러다가 사람이 더 많아지면 압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겠다.
라고 예측은 할 수 있겠지.
그런다 한들 뭐가 달라졌을까?
일개 파출소 경찰관이, 파출소로 달려가서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지금 이태원에 사람들이 심상치가 않다. 압사 사고가 날 것 같으니 빨리 어떻게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라고 한들, 이미 수만명의 사람들은 모여버렸고, 미리미리 대책을 세우지 않아 이제와서는 어떻게 수습이 불가능한데
너무나도 천운으로 경찰서 직원 또한 아주 똑똑한 사람이라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압사사고가 발생할 것 같으니 대책을 세워보겠습니다. 한들
이미 모여버린 수만명을 무슨수로 통제할거야?
일개 경찰서 직원이, 또 서울청에 전화해서
이러이러하니 기동대 경력 배치해서 지금이라도 당장 대비해야한다. 라고 한들
정말 서울청 직원까지 천운중에 천운으로 아주 지니어스한 사람이라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지금 당장 기동대 전 경력 배치하겠습니다. 라고 하지 않는 이상
애초에 수 만명이 모여버린 이상, 파출소나 경찰서 단위에서는 통제가 절.대.로. 불가능했다 라는 말을 하고싶음.
다시 이태원 파출소로 돌아와서,
애초에 미리미리 윗선에서 대비책을 세웠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손 놓고 있다가
갑자기 사람이 압사할것 같다, 위험하다는 신고가 막 떨어지는데
현장 나가보니 아에 진입조차 불가능하고, 육안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어.
그럼 뒤에 들어오는 신고는 처음에 말했듯이 나가봤자 아무 의미없는 신고로 취급되기 마련임.
교통사고, 폭행, 절도, 분실물 등등.. 온갖 신고가 떨어지고 있을텐데
이제 압사 위험에 관련된 신고는 신고자에게 전화해서 상황 설명만 해 주고
당장 긴급 출동이 필요한 신고들에 집중 했을것임.
술집에서 싸움이 나서, 사람들이 막 소주병 들고 싸우고 난리에요
이런 신고가 들어왔다 치자.
근데 압사 위험 때문에 나간 경찰관들이 안 들어오고 거기에 매달려 있다가
소주병에 한대 맞은애가 열 받아서 칼찔죽 해버리면,
살인사건이 발생하였는데 출동조차 하지 않은 경찰관 이라는 타이틀이 붙음.
차라리 압사 사고의 위험은 있으나, 현재까지 육안으로 확인되는 긴박한 상황은 없으니,
다른 중요한 신고 출동을 가자. 라는 생각이 더 합리적이고, 나 같아도 그 곳에 배팅을 할 것 임.
글이 길어졌는데 그래서 결론은 뭐라고?
아무런 대비도 안 해놓고, 대사건 터지니까 책임 떠넘기기 하면서 꼬리짜르기에 급급한 윗대가리 분들이 참 역겹다는 생각이 듬.
이태원 파출소 직원이 112 신고를 받고 출동을 해서 다른 신고 다 제쳐두고 이태원 길거리에서 하루종일 인원 통제를 했다면 압사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까?
당일날 이태원 파출소에 출근한 인원이 몇 명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정말 많아봤자 열댓명 정도였을거라 예상되는데,
수 만명 인파를 그 인원으로 정말 통제가 됐을거라고 생각하는가?
아무런 장비도 없고, 그 어떠한 계획도 없이?
이 사건은 경찰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소방 등 그야말로 모두에게 책임이 있는 사건인데,
그렇게 하려니 목아지 날아갈 높으신 분들이 한둘이 아니겠지.
타고 타고 올라가다 보면 결국.. 여기까지 하고,
꼬리짜르기 당한 이태원 경찰서 직원분들 너무 안타깝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관할이란 이유로, 밤새 쉬지도 못하고 소리 지르고 사람 업고 나르고 CPR 하면서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시신들 사이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는데도 불구하고 엄정 조치 당하게 생겼으니 안타깝지 아니할 수 없다.
아무런 대책도, 아니 관심조차 안 가지고 있다가, 일개 파출소 단위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대 사건이 발생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말도 안되는 꼬투리를 잡고 그것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책임 떠넘기기를 하는 작금의 상황을 보니 참으로 개탄스럽지만
경찰이라는 조직은 너무나도 힘이 없어 까라면 까고 짖으라면 짖으니.. 안타깝지만 이것이 경찰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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