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록 "와타시와 와타시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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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학원에 학생이 아닌 직원으로 다닐 무렵. 서른네 살의 삶은 너무 무료했는데, 일본에서 요리를 배워왔는데 나는 어느 정도의 수준인지 그 기준을 알 수 없어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바로 일본의 어느 요리사단체에서 주최하는 것이라 일본인들만 지원을 하는 대회였다. 제한된 시간에 요리를 완성해서 그 자리에서 심사를 받는 일종의 ‘요리 백일장’. 후쿠오카 지역예선에 참가하기로 결심했고 (후쿠오카 항공권이 가장 쌌기 때문에) 그해의 주제는 시금치, 무, 도미를 이용해 요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예선은 그 요리를 각자 집에서 만들어 사진을 찍은 다음 서류와 함께 보내는 것이었는데, 다행히 1차 심사는 통과. 참가 통보를 받고 나서는 잠깐 고민을 하긴 했다. 교통비, 숙식비만 백만 원이 들 텐데, 지역예선을 거쳐 교토에서 열리는 결선에서 1등을 해야 상금이 천만 원인데…… 낮은 확률에 만만치 않은 예산으로 고민했지만 결국 후쿠오카로 갔다.

대회 날, 한국인은 내가 최초라고 다들 신기해하면서 후쿠오카 지역방송에서 인터뷰도 했다. 너무 긴장해서 인터뷰 질문은 들리지도 않고 바보같이

 

“와타시와 와타시데스(저는 저입니다)”

 

라는 말도 안 되는 말까지 해가며 제대로 답도 못했던 기억이 난다.

 

<최강록의 요리 노트>, 최강록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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