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크는 주사’ 처방 3년 새 ‘두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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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27만건…3만4881명 대 상
지난 17일 오후 5시 서울 의 한 A의원 성장클리닉은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웠는데도 초등 학생 들로 가득했다. 대 기 시간이 길어지며 부모 어깨에 기댄 여학생 , ‘이제 올해까지만 오면 되냐’고 아빠 에게 묻는 남학생 등 지친 기색들이 역 력했다. 일명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진 성장호르몬 치료제를 받으러 온 학생 들이었다.
‘키도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성장호르몬 치료제에 대 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이 주사를 27만 건 가까이 처방받은 것 으로 확인됐다. 3년 전의 두 배 규모다.

세계일보가 24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실에 요청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입수한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건수’를 보면, 2021년 13만8537건에서 2024년 26만9129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처방 인원으로 보면 지난해에만 3만4881명이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2021년 1만6711명에서 2022년 2만5319명, 2023년 3만783명 등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서울 에서만 1만1444명이 처방받았으며, 경기가 7164명, 대구 2947명, 부산 2346명, 대전 2288명, 인천 1531명 등 전국적으로 성장호르몬 치료제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는 건강보험이 적용된 사례만 포함됐기 때문에, 비급여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더 커질 것 으로 예상된다. 의료계에서는 97%가 비급여 처방으로 보고 있다. 급여를 받으려면 키가 하위 3%에 해당하고 성장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되거나 터너증후군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해서다.
A 의원 성장클리닉 관계자는 “여기서는 비급여 진료만 받는다. 보험급여를 받으려면 대학 병원에 가야한다”며 “비급여 비용은 한 달에 약값만 70만원 정도로, 1년 에 1000만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검사에서 당뇨나 콜레스테롤 등의 이상증상이 없으면 정상범주 키의 아이들도 얼마든지 처방이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성장호르몬은 뼈를 성장시키는 연골세포와 골 형성 세포의 단백질 축적을 증가시킨다. 또 이런 세포의 증식 속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처방받으려면 먼저 피검사부터 해야 한다. 이후 하루 이틀이 지나 처방이 이뤄진다. 어린아이가 1~3년 동 안 일주일에 최소 6일은 밤마다 주사를 맞아야 하기 때문에 험난한 여정일 수밖에 없다.
값비싼 비용에 수고스런 과정임에도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 들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더 크길 바라는 마음에 주저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최근 부모 들 사이에서 ‘드림렌즈’와 ‘치아교정’을 포함해 성장호르몬 치료제를 아이 양육의 ‘3종세트’로 불릴 정도다.
강남 지역 에서 초등 학생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B씨는 “키도 경쟁력인데 또래 친구 들과 조금이라도 작으면 걱정이 드는 건 부모 의 마음”이라며 “1cm라도 더 큰다면 그 키가 평생 가기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사춘기가 빨라지면서 또래보다 2차 성징이 빨리와 성장이 일찍 멈추는 ‘성조숙증’으로 성장호르몬 주사를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C 대학 병원의 성장센터 관계자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님 에도 미용 목적으로 좀 더 크기 위해서 치료제를 찾는 분들이 굉장히 많다”며 “유명한 교수 진료를 보려면 최소 3년 가량 대 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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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4021515?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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