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6개월23일간의 걸음 그리고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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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다 하소연 하기도 어렵고 일하고 쉬는 날 가끔 글 올렸었는데...

내 넋두리를 누가 알아줄까 싶어 여기에 남겨. 미안해.

내 꼴이 보기 싫고 비루하고 초라해 보여도 부탁인데 딱 한 번만 봐줘.

 

어디서부터 내 이야기를 써야 할지 모르겠는데. 우선 파혼했어.

내가 이렇게까지 사람을 열렬하게 좋아해본적이 없는 거 같아. 솔직히 사랑이라고 하면

낮 뜨거운 표현이지만 정말로 진심을 담아 이렇게 좋아해 본 적이 없어.

 

2020년도 1월 해보려고 했던 일이 어그러졌고 그해 6월에 완전히 끝났어.

빚이 있었지만 일단 살아야겠다 싶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며 악착같이 버텼어. 결혼하고 싶었거든.

그렇게 악착같이 돈 벌다 지난달에 여자친구의 외가댁에서 식사 약속을 하길래 갔더니

나에게 비아냥댔고 그걸 중재도 안 해주고 지켜만 보길래 서운하니 나와서 얘기했어.

 

내가 그런 소리 들으면 중재도 안 해 주냐. 그러더니 이렇게 말하네.

오빠가 우리 집사람들 치려고?

그래. 그날은 뭔가 이상했어.  머릿 속에서 뭔가 끊어지는 기분이 들더라.

 

말다툼이 크게 번졌고 그 이후 각자 집에 갔는데 그만하자고 그러더라. 만나서 얘기하기로 하고

만나서 대화하니 그냥 끝내자고 하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부모님께 얘기했어.

그런데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그동안 나의 흠결을 완곡하면서도 교묘하게 얘기했다고.

그런 아버지는 적잖이 놀랐지만 내가 너무 좋아해서 그래도 잘 만나보렴 이라고 다독였고

새어머니는 그래도 응원한다며 올 때 마다 음식을 놀라울 정도로 챙겨주셨어.

난 그것도 몰랐어.

 

그리고 내 친구들한테까지도 비판이 아닌 어딘가 모를 불편한 흠과 결을 봤었고 

내 모습 보고 친구들이 어떻게든 응원했다고 하네. 이제는 내가 그 내용을 다 알았고.

그 사람은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모르겠는데 여태껏 그래왔더라.

여기에 쓰기에 그 내용이 너무 믿기지도 않고 쓰자니 내가 아파서 쓰지 못하겠어.

 

그렇게 헤어지고 난 뒤 예비 장인한테 전화가 왔다.

미안하다. 객관적으로 봐도 내 딸은 아니다. 철이 덜 들었고 너무 부족하다.

자네는 성공 가능성이 있고 보고 있으면 좋은 사람을 만날 거 같다.

그러니 슬퍼하지 말고 조금 바쁘게 살면서 잊어줘라. 남자 대 남자로 얘기한다. 라고

 

그래, 세상에 노력 안 하는 사람이 어딨나. 내가 한 게 노력이 아닐 수 있겠지.

근데 나도 정말 엄청 노력했거든. 뛰어내리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였는데 그 사람 보고 버텼는데.

이제는 모든 게 부정되네. 열심히 안 산 것도 아니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었네.

 

내가 활동하는 물리적인 공간에 이 사람이 있었는데 이게 이렇게 힘든 사실로 올 줄은 몰랐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솔직히 당신한테 이제 고맙다고 못 하겠네요. 그래도 당신과의 추억이 없었다면 나는 느리게 죽어가는

삶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잊어야 하는 기억으로 띄워 보냅니다. 잘 사시길. 

 

봐줘서 고맙고 당분간 글은 못 올리거 같다. 좀 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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