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빌라이 칸이 고구려가 굴복했다며 기뻐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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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는 만 리의 나라이다. 일찍이 당태종도 정복하지 못한 나라이니 고려 태자의 입조는 하늘의 뜻이다."
『고려사절요』
쿠빌라이가 고려 태자의 항복을 받고 말했다고 전해지는 구절이다.
고려가 고구려 계승 의식을 가지고 있었음은 차치해 두고
이 외국인은 왜 고려=고구려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고려가 처음으로 중국에 조공한 것은 923년, 5대10국 시기의 후량-후당 교체기이다.
(『고려사』)
그러나 후량도 후당도 이를 기록하지 않는다ㅋㅋ
아마 후당의 군주 이존욱이 후량의 기록을 몽땅 내팽겨쳤기 때문일 것이다.
(+왕조교체의 혼란)
고려가 보낸 문서에 고려의 건국 내력과 왕건에 대한 소개 등등이 있었을 것이라 추측되나 결국 실전되고
중국은 미스테리한 국가, 고려를 마주하게 된다.
(후당 신하)
"고려라는 나라에서 조공을 바치러 왔는데 이게 뭐하는 나라죠? 어떻게 대접해야함? 진짜 모름.."
(신하 2)
"잘은 모르지만 아마 당태종께서 혼내줬다는 그 고려같은데? 대충 신라하고 발해한테 하던 것처럼 보내ㅋ"
*고구려를 멸망시킨 건 당고종이다. 5대10국의 극심한 혼란이 당태종과 당고종도 분간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시각은 송대에도 이어진다.
몇몇 송대 학자들은 이제 "고구려가 멸망했다."는 기록을 지운다.
그리고 대신 그자리에 "931년 후당에 조공해 방물을 바쳤다."를 기록한다.
"고려는 멸망하지 않고 어딘가에 살아있던 거야! 다시 돌아온 거라구!"
이러한 설이 난립하는 가운데, 송의 역사학자 설거정은 역사책 『오대사』를 편찬하는 임무를 맡게된다.
"시발 고려는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당고종이 멸망시킨 거 아니였어?"
"에라 모르겠다"
"당 고종이 고려를 멸망시킨 건 맞는데 당나라가 혼란해지니까 다시 독립함 ㅇㅇ"
그렇다.. 설거정은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해 해결하기로 했던 것이다.
이제는 나라가 편찬한 사서도 100% 고구려=고려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고려란 나라는 보장왕이 죽고 고씨 왕조가 잘 이어져 오다가 932년에 왕건으로 바뀐듯?"
『책부원귀』
"고려는 당나라 말기에도 있었음 이 때는 고씨 왕임ㅇㅇ.
후량 때도 있었는데 왕이 누군지는 잘 모르겠음...
그러다가 후당 때 왕건이라는 애가 왕이 됨!
왕건은 고려의 유력가 출신이야!"
『신오대사』
이쯤되면 이제 한 술 더 뜨는 서술도 등장한다.
"내가 책을 좀 보니까 후량~후당 이때쯤부터 왕성이 고씨에서 왕씨로 바뀌던데
아마 이때쯤 왕씨가 고려 먹은듯? 사서에선 누락됨ㅋ"
『석림연어』
그러나 역사 고수들에게 있어서 668년에 멸망한 고구려가
200년이 넘게 지나서 갑자기 뿅하고 나타난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다.
증공이라는 송나라 신하가 그런 사람이었다.
(증공)
"내가 알기로 고려는 주몽이 세웠고 668년에 당고종이 멸망시킴.
그리고 역사서에 다시 등장하지 않음.
근데 왜 갑자기 지금 갑자기 고려가 뿅하고 나타난 거임?
말이안됨 ㅡㅡ
고려에서 사신오면 물어볼 거임. 딱 기다려."
(고려 사신, 최사제)
"뭐가 그리 궁금하신가요? 허허"
"고구려하고 고려 사이에 거의 300년 공백이 있는데 이거 어캐 된 거임? 말이 된다고 생각함?"
"아.. 난 또 뭐라고 ㅎ"
"우리 고려는 계속 살아있었고 저 아래에 신라와 백제놈들이 좀 까불어서요..ㅎ"
"우리 왕건 폐하가 삼한을 일통하고 고씨 왕실을 왕씨로 고쳤달까요?ㅎ"
"아하...!"
그렇게 고려 사신으로부터 오피셜을 받은 송나라 사람들은 이제 완벽하게 고구려=고려임을 인식하게 된다..
(서긍, 고려여행기 『고려도경』 저자)
"내가 고려에 방문하기 전에 잘 조사해 봤는데 말이야"
"고구려가 망하고 부흥운동이 있었다가 발해가 되었다가 이제 고려가 된 거더라고 하하하~"
"그래서 수도에다가 고구려 여신(유화부인)을 모시더라니까? 역시 그랬던 거야 하하~"
이쯤되면 이제 이게 정설이 된다.
(마단림, 원나라 초 학자)
"고려 역사 설명해드림 ㅇㅇ"
"부여에서 나왔고 668년에 망함"
"당 말기가 되면 아예 독립한듯?"
"좀 있다가 왕건이 고씨를 계승해서 왕이됨ㅇㅇ"
『문헌통고』
그리고 이는 명나라 때 역사책 『원사』에도 똑같이 실려있다...
결론 내리면, 이 녀석이 고려가 항복하자 고구려가 항복했다며 좋아한 이유는
ㄹㅇ찐 고구려를 꺾은 줄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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