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극을 너무 좋아하는 드래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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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남편이 된지 어언 10년이나 지났다.
제물로 바쳐진 탓에 강제적으로 남편이 되긴 했어도 나쁘지는 않았다.
산처럼 쌓인 금은보화, 사람들의 경외 같은 것들은 제쳐두고 겨울에 굶지 않고, 맹수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말이다.
"제이크, 씻고 있을 테니 준비해라."
"씻...는다고요?"
아내가 성욕이 강해서 의무방어전을 치룰때 많이 힘들다는 거 말고는 큰 단점은 없다.
그렇게 나는 침대에 누워 물이 찰박찰박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심숭생숭한 기분을 느끼며 아내를 기다렸다.
이윽고 호수에서 나온 아내는 몸에 두른 천을 풀어헤치고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아내의 모습이 서서히 변했다. 레드 드래곤 답게 루비 같은 빨간 머리카락이 서서히 노란색으로 바뀌고,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몸에는 갑주가 생겨났다. 그리고 앏디 얇은 팔에는 쇠수갑이 채워졌다.
전형적인 사로잡힌 여기사의 모습이었다.
이번엔 무엇이지? 부패한 귀족? 아니면 더러운 산적?
나는 고개를 숙여 내 몸을 바라봤다. 살짝 튀어나온 올챙이 배, 녹색 피부.
고블린이었다.
"크르륵."
"큿, 죽여라!"
아, 이번엔 여기사와 고블린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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